노화 막는 '소식(小食)' 특히 '무엇'을 줄일까?
장수 노인들은 흔히 비결로 ‘소식과 ‘낙천적 성격을 거론한다. 적게 먹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다. 나이 들면 소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한다. 과식하면 오랫동안 부대끼기 때문이다.
소식(小食)은 필요 칼로리의 70~80% 정도만 섭취하는 식사법이다. 사용하지 않는 잉여 에너지가 몸 안에 쌓이는 것을 막아 비만을 예방하고, 염증을 줄여 노화를 막는 건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소식은 일상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장수법이지만, 정확히 무엇을 얼마나 덜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소식을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시간에는 중년 이상이 되면 소식을 할 수밖에 없는 과학적 이유와 소식방법에 대해 살펴 보겠다.
1. 평소 두 끼 식사량 세 끼로 나누고, 20분 이상 천천히 먹어라!
소식은 먹는 양을 무조건 줄이는 게 아니라,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다.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의 20~30% 정도를 줄이면 된다. 40대 남성의 하루 권장 칼로리는 2300~2500kcal, 40대 여성의 권장 칼로리는 1900~2000kcal다. 이 중 70~80%를 계산해서 먹는 게 가장 좋지만, 간단하게 소식을 실천할 수도 있다. 평소 두 끼에 먹던 양을 세 끼에 나눠 먹는 것이다. 이때 반찬보다 밥의 양을 줄여야 영양소 손실 없이 섭취 칼로리만 낮출 수 있다. 고기나 채소 반찬은 평소 먹는 양만큼 먹어야 비타민칼슘 같은 필수영양소를 부족하지 않게 채울 수 있다. 밀가루나 쌀밥 등 영양소가 비교적 적은 식품을 줄여야 한다. 음식을 20분 이상 천천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 후 뇌의 포만감 중추가 자극돼 배부름을 느낄 때까지 약 20분이 걸리는데, 너무 빠른 속도로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아 소식에 실패하기 쉽다. 한편, 소식을 시작할 때는 4~6주에 걸쳐 천천히 양을 줄여야 한다. 갑자기 몸에 들어오는 칼로리가 적어지면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다.
2. 소식 적합한 나이
'40~50대', 청소년기70대는 삼가는 게 안전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식은 40~50대에 시작해 70세 이전에 끝내는 게 좋다. 40~50대 중년층은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이 함께 떨어져 몸 안에 잉여 에너지가 쌓인다. 쓰이지 못한 에너지는 혈관에 쌓여 비만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이때 소식을 시작하면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아 각종 질환과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당뇨병을 앓고 있는 중년이라면 소식이 권장되지 않는다. 당뇨병은 몸 안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혈액 속에 포도당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질환이다.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보충해 혈당을 낮추는 식으로 치료하는데, 이러한 약물은 오히려 혈당을 지나치게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당뇨병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음식을 통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불안구토의식장애 등의 저혈당 증상을 막을 수 있다.
성장기 청소년과 70대 이상 노인도 소식을 피하는 게 좋다. 유아청소년기는 뼈와 장기가 자라는 시기이므로 풍부한 영양 섭취를 통해 성장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소식 등으로 인해 음식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키가 크지 않거나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해 몸속 면역체계가 써야 할 영양소까지 끌어쓰게 되면, 면역력까지 약해져 각종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 70대 이상 노인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면 대사기능이 떨어져 음식물을 많이 섭취해도 몸이 영양소를 흡수하는 비율이 크게 줄어든다. 중년층과 같은 양을 먹어도 에너지로 쓸 수 있는 양이 적은 것이다. 따라서 노인은 소식을 삼가고 영양소를 골고루 먹어 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더 중요하다.
3. 노안에 주름만 생길까? 식도, 위, 장도 늙는다
노화는 피부에 주름만 생기는 게 아니다. 몸의 ‘속도 나이가 든다. 식도, 위, 장 등 소화기도 늙는다. 나이가 들면 소화를 돕는 액체인 소화액(위액)의 분비가 줄어든다. 음식물을 분해하고 소화하는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또 소화에 관여하는 쓸개즙, 췌장액 분비도 감소한다. 중년은 ‘곱빼기 음식을 먹고 고생할 수 있다. 식후 더부룩하거나 헛배가 찬 느낌이 올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의 소화가 더디고 가스도 많이 생겨 방귀가 자주 나올 수 있다.
4. 나이 들었는데 ‘이것만은 줄이세요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위해 음식을 가려서 먹어야 한다. 중년인데도 20~30대처럼 먹으면 건강한 노년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고지방포화지방산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을 줄여야 한다. 혈액 속에서 중성지방총 콜레스테롤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이 늘어나 혈관질환이 늘어난다.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육류, 튀김 등에 많은 포화지방산의 섭취량은 총 열량의 7% 이하, 과자 등에 포함된 트랜스지방은 총 열량의 1% 이하로 하는 게 좋다.
5. 나이 들면 소금, 설탕 꼭 줄여야 하는 이유
중년 이상이 되면 각종 암, 혈관질환이 크게 늘어난다. 어릴 때부터 짜게 먹고, 단 음식을 좋아하던 식습관을 나이 들어도 고치지 않으면 고혈압, 심장병, 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중년이라도 늦지 않다. 나트륨은 몸에 꼭 필요하지만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과자, 케이크의 유혹이 있더라도 졀제해야 한다. 나이 들면 소금, 설탕도 소식해야 한다.
6. 몸에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
올리브유, 들기름, 견과류 등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 잡곡, 통곡류, 통밀빵, 채소, 해조류 등 당지수가 낮은 음식은 혈당을 천천히 낮게 올린다. 그러나 이런 음식도 과식하면 혈당이 더 증가하게 된다. 당뇨병 예방이나 관리에 좋지 않다. 몸에 좋은 음식의 대표 격인 과일도 적정량을 먹어야 한다. 과식을 오래 계속 하면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고 살이 찔 수 있다.
7. 오래 씹어 식사 속도 늦추면 소식 위한 방법은?
음식을 먹어 포만감이 뇌에 전달되는 시간은 20분 정도 걸린다. 과식을 해도 금세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음식을 가급적 오래 씹어 보자. 소화에 좋고 전체 식사 속도를 늦춰 뇌가 포만감을 느낄 시간을 주게 된다. 흰 빵과 과자 등 단순당이 많이 든 음식은 빠른 혈당상승을 불러온다. 이는 공복감을 느끼게 해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 하루 세끼를 고수하기 보다는 배고플 때마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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